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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일본 최초 트랜스젠더 정치인 가미카와 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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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0 10:14 1,815 0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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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상식이란 알을 깨고, 세상을 바꾸다


일본에서 최초로 트랜스젠더라는사실을 공표한 후 세타가야 구 의원에 당선된 가미카와 아야. 연예계와 달리 정치계의 문은 성동일성장애인에게 굳게 닫혀져 있었다. 그 문을 당당히 열어젖힌 그녀. 그녀가 꿈꾸는 이상을 좇아가본다.


‘나는 여자다’ 스물일곱에 깨달은 성 정체성



 


일본 TV에서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활동하는 사람 중 한두 명은 성동일성장애(생물학적으로는 정상이지만 인격적으로는 반대의 성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증상)를 갖고 있다. 한류를 폄하해 논란이 된 거구의 탤런트 마츠코 디럭스,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학 출신의 미츠 맨그로브, 한국 명예 관광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던 미용 전문가 겸 방송인 이코는 대표적인 여장 남자 캐릭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태국에서 열린 트랜스젠더 세계미인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하루나 아이도 빼놓을 수 없는 여장 남자다. 이들은 방송에서 내뿜는 따끔한 독설과 호방한 기질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처음에는 이들을 보고 깜짝 놀라지만 몇 날 며칠을 보고 있으면 금세 익숙해지고 친근감까지 느끼게 된다. 이들은 자신들이 겪은 차별과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곤 하는데, 그런 면에서 시청자들과 큰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인 듯하다.


 이달의 주인공 가미카와 아야(上川あや, 44)는 1968년 도쿄 아사쿠사에서 삼 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렇지만 형과도 남동생과도 자신이 좀 다르다고 느꼈다. 형과 남동생이 좋아했던 ‘울트라맨’, ‘스타워즈’ 그리고 야구에는 손톱만큼의 관심도 없었다. ‘캔디캔디’에 열광했고 그 인형을 갖고 싶어 했다. 고등학교 시절엔 주변 남학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인근에는 가미카와 아야를 두고 진짜 예쁜 학생이 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동창생들로부터 사귀자는 제안을 받았고 실제로 교제도 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아니 당시 남자였던 그는 자신이 성동일성장애인이란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 그는 대학에 들어갔고, 남자로 취직을 했고, 그렇게 살다보니 20대 후반이 되었다.


레이디경향(이하 LADY) 자신이 성동일성장애인이란 사실을 언제 알았나요?

가미카와 아야(이하 가미카와) 스물일곱 살 때요.


LADY 그럼 그전까진 몰랐던 거예요?

가미카와 어릴 땐 그냥 좀 다른 줄만 알았어요. 제 안에 여성성이 있단 사실은 잘 몰랐죠. 근데 저뿐만 아니라 성동일성장애를 가진 사람 중엔 서른이 넘어서 아는 사람도 있어요.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살다가 자신의 또 다른 성에 눈뜨는 경우죠.


LADY 어떤 계기로 자신의 성동일성장애를 알게 된 건가요?

가미카와 여자를 좋아해본 적이 없어요. 고교 시절에도,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말이에요. 제가 좋아했던 남자들이 다른 여자랑 결혼하는 걸 보면서 ‘도대체 나는 왜 그를 좋아하지도 못하고, 아이를 낳지도 못하는 걸까’라는 생각에 참 허탈한 기분이었어요. 사회생활을 5년 이상 했는데, 일도 잘했고 평가도 좋았어요. 그런데 못 견디겠더라고요.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제 모습에 위화감을 느꼈고, 무엇보다 남자를 좋아하면서 남자인 척 살아가는 것도 힘들었어요.


LADY 꼭 그렇게 그래도 여자가 되고 싶었나요?

가미카와 글쎄요. 결과적으로 여자가 되어버렸네요(웃음). 치마를 입고 싶고 화장을 하고 싶은 욕심은 없었어요. 징그럽던 넥타이와 양복을 벗어던지고 여자 옷을 입어보니 마음이 참 편해지더라고요. 제 자신의 본모습을 찾은 기분이 들었죠. 그렇게 어둡고 힘겨웠던 부분을 벗어던지고 마음 편한 것들로 하나 둘 채워가다 보니 어느새 여자가 되어 있었어요. 아주 자연스럽게.


LADY 여자가 된 후 가족의 반응은?

가미카와 처음엔 좀 당황해하셨는데 요즘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저희 부모님에겐 성별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자기 자식이 아들이건 딸이건 자신의 길을 열심히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열심히 살아간다면 전적으로 응원해주시죠. 사회가 말하는 남녀, 학력 그런 것들이 아니라 제 자신을 믿고 따라주셨어요.


LADY 반대하는 가족도 많다고 들었는데요.

가미카와 저희 가족도 처음엔 깜짝 놀랐죠. 그런데 사람이란 게, 몇 개월이나서도 놀란 상태로 지낼 수는 없거든요. 처음엔 놀랐다가도 몇 주 지나니까 익숙해지고 이젠 이런 제 모습을 받아들인 거죠.


2003년, 트랜스젠더 구의원의 탄생

가미카와는 성 정체성을 찾은 후 5년간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고 치마를 입고 화장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신분증을 요구하거나 각종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호적 관련 서류가 필요한 정규 사원 자리는 엄두도 못 냈다. 마음은 여자이지만 사회에서는 가짜 여자였고, 가짜 인간이었다. 호적상 성별이 바뀌지 않는 한 평생 자신이 남자란 사실을 숨겨야 했고 비정규직으로 살아야 할 처지였다. 성동일성장애를 가진 이들은 자신이 남자 혹은 여자란 사실이 발각될까봐 병원에도 못 가는 처지다.


결국 그녀는 2003년 세타가야 구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세타가야 구는 84만 명이 사는 도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저는 한때 남자였습니다”라며 전철역 앞에서 호소하는 그녀의 모습은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일본 정치 역사상 최초로 성동일성장애를 공표한 후보자였기 때문이다. 처음엔 놀란 반응을 보이던 구민들이 점차 그녀를 위로하고, 그녀 편에 서준 결과 가미카와 아야는 일본 최초의 트랜스젠더 의원이 되었고 어느새 3선에 성공해 9년째 구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LADY 구의원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가미카와 처음엔 정치에 관심이 없었어요. 제가 성동일성장애인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호적상 성별을 바꾸지 않으면 생활이 매우 불편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많은 사람들이 병원조차 가지 못해요. 남자였거나 여자였던 사실이 발각될까봐서요. 그런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싶었어요.



 


LADY 성동일성장애인이란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일이 두렵지 않았나요?

가미카와 물론 두려웠어요. 저 말고 다른 누군가가 선구자가 되길 기다렸어요. 구세주를 말이죠. 그런데 나타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나서게 되었어요. 선구자는 사실은 리스크를 짊어져야 하잖아요. 수많은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비난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야 하니까요. 그런 아픔을 다른 사람에게 넘길게 아니라 제가 감수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LADY 성전환수술도 하셨죠? 성형수술도 하셨나요?

가미카와 2003년에 성전환수술을 했고 성형수술은 하지 않았어요. 2004년 4월 20일에 성별이 여성으로 바뀌었어요.


LADY 그날이 본인에게는 특별한 날이겠네요. 새로 태어난 생일 같은?

가미카와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하지만 저는 제 마음이 여자임에도 호적상 성별을 여자로 바꾸기 위해 성전환수술도 해야 했고 성별 변경 제도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했어요.


2003년 세타가야 구의원이 된 직후 가미카와 아야의 첫 과제는 성동일성장애인의 성별 변경 제도를 만드는 일이었다. 마침 일본 국회에선 성동일성장애 성별 변경에 관한 특별법 초안이 작성될 무렵이었고, 가미카와는 각 당의 당수와 주요 인사를 설득하는 등 만나 법안 통과에 큰 힘을 보탰다. 그 결과 2003년 7월 10일 ‘성동일성장애자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의사로부터 성동일성장애 판정을 받은 사람, 20세 이상인 사람, 현재 미혼인 사람, 아이가 없는 사람 등 수많은 조건이 붙었지만 이로써 일본에서도 성동일성장애를 가진 사람이 성별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 것이다.


LADY 여자로 살면서 불편한 점은 없었나요?

가미카와 여자로 사는 것도 참 어렵더라고요.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것과 남성에게 요구하는 것이 매우 달랐어요. 제가 남자로 회사에 다녔을 때는 중요한 일을 맡는 게 당연했는데, 여자로 회사에 다니면서 보니까 중책을 맡는 여성은 매우 드물었고, 중요한 사내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도 여자가 아닌 남자였죠. 여자는 비정규직이어도 괜찮은데, 남자가 비정규직이면 아쉽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이런 남녀의 차이를 보면서 남자로 살기도 힘들고, 여자로 살기도 힘들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죠.


LADY 남자로도, 여자로도 살기 힘든 사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가미카와 법적으로는 모든 회사에서 남녀 차별을 철폐하라고 되어 있지만 남녀 간에 차이가 발생하는 게 현실이에요. 제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의 문제죠. 마인드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상식을 깨는 자가 사회를 바꾼다

“사회 통념과 편견으로 가득 찬 마인드가 차별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살기 힘든 사회를 만든다”라고 가미카와 아야는 말한다. 구의원이 된 후 그녀는 사람들의 편견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수많은 안건을 제시해 살기 좋은 구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녀가 바꾼 지난 9년을 돌아보기로 했다.


LADY 의원이 된 지 벌써 9년째인데 어떤 정책을 펼쳐왔는지 소개해주세요.

가미카와 청각장애인 중에 수화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혹시 알아요?


LADY 대부분 하는 거 아닌가요?

가미카와 땡! 잘못된 상식입니다. 도쿄의 경우 청각장애인협회에 따르면 17.7%에 불과해요. 구청에선 수화 통역사를 붙여주는 일이 많은데, 수화보다는 이야기 내용을 글로 요약해달라는 청각장애인이 더 많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 글 요약 서비스를 시작했지요. 상식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정말 필요한 부분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해요. 혹시 도쿄에 살아요? 그렇다면 도쿄에 지진이 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아요?


LADY 글쎄요. 그냥 무섭기만 해요.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가미카와 물 부족 문제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대규모 지진이 일어나면 저수 탱크의 물을 관리하는 도쿄가 물을 나눠주지요. 그럼 각 구는 급수차로 물을 나눠줘야 해요. 여기 두 가지 문제점이 있어요. 하나는 세타가야 구의 급수차가 열 대밖에 없다는 거죠. 세타가야 구 인구의 22.5%, 무려 20만여 명이 물 부족을 겪게 되는데, 급수차 열 대가 모두 해결할 수 있을까요?


LADY 열 대뿐이라고요?

가미카와 더 많을 줄 알았죠? 그게 바로 잘못된 상식이에요. 전 그런 상황이 됐을 때 과연 급수차가 올지, 안 올지도 조사했어요.


LADY 두 번째 문제점은요?

가미카와 둘째는 저수 탱크의 내진 설계 문제예요. 구청에서 가장 가까운 저수 탱크는 80년 전에 만든 것으로 토목학회에서 중요 문화재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있는 건물이에요. 이 건물이 대규모 지진에 견딜 수 있을까요? 그럼 못 견딜 경우엔 물은 어디서 구해야 할까요?


LADY 가미카와 의원의 해결 방법은요?

가미카와 세타가야 구청 지하에서 물을 끌어올리도록 했어요. 현재 공사 중이고, 오는 9월부터 7만 명분의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 물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어떤 공사를 해야 하는지도 제가 혼자 조사해서 보고서를 올렸어요. 그 안건이 구의회를 통과했지요.


LADY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죠. 사실 지진을 막을 순 없잖아요.

가미카와 제가 문제 하나 낼게요. 도쿄에 산사태가 날까요, 안 날까요?



 


LADY 그렇게 물어보니 산사태가 난다는 게 정답이겠지만, 이 평지대에서 산사태가 나나요?

가미카와 세타가야 구는 위험지 지도를 새로 만들었어요. 이것도 제가 제안했지요. 도쿄는 산을 깎고 강을 메워서 만든 땅이라서 지진에 매우 취약해요. 고베 대지진 때도 산사태 때문에 수많은 집이 휩쓸렸는데 도쿄의 경우 지진이 일어나면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요. 평평해 보이는 도쿄지만, 강을 메운 곳은 밑에 구멍이 나 있게 마련이거든요. 이런 곳에는 내진 설계가 완벽한 집을 지어도 지진이 나면 땅 자체가 떠내려가니까 아무 의미가 없는 거죠. 그래서 세타가야 구는 아주 오래전 도쿄에 산과 강이 있던 시절의 지도와 비교해가면서 산사태 예상 지역 지도를 만들었어요. 이런 기본 지식을 구민들에게 전해주는 게 의원의 역할이죠.


LADY 가정폭력에 처한 모자를 위한 지원 제도도 제안하셨죠?

가미카와 그건 저 혼자만이 아니라 여성 의원들과 같이했어요. 가정폭력을 피해 도망 온 여성들의 경우, 남편이 알고 찾아올까봐 주소지 등록을 못해서 아무런 제도적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여성들을 위해 주소지가 없어도 일부 지원을 해주자는 의도에서 제안했어요.


지난 9년간 그녀는 그 어느 의원보다 바쁘게 움직였다. 그녀의 말을 옮기자면 ‘제일 공부 열심히 하는 의원’이다. 정부, 도쿄의회, 구의회가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하나하나 검토하고 조사한 후,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꼼꼼히 지적하고 시정해왔다. 그녀가 해온 일들을 열거하자면 한 둘이 아닐 지경이다. 구청 홈페이지에 한국어를 싣자고 제안한 것도 그녀였다. 인공 항문 사용자를 위한 화장실 설치 확대를 제안해 실현시켰다. 앞서 말한 청각장애인을 위한 글 요약 서비스 제공,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블록 통일화도 해냈다.


“아인슈타인이 ‘상식이란 18세까지 습득한 편견의 집합’이라고 말했어요. 자신이 가진 상식을 깨부술 때 자기 자신도 편해지고 타인을 받아들이게 되죠. 전 선구자가 되기 위해 사회를 바꾸고 싶은 게 아니라 상식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하나하나 조사하다 보니 문제와 맞닥뜨리게 되고 그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는 거예요. 달걀로 바위 치기도 실은 어떤 방향에서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도 있거든요. 자세히 조사하고 개선점을 제안하면 실현된다는 걸 체험하며 살고 있어요.”


트랜스젠더 구의원이 꿈꾸는 이상

LADY 여자로 사는 게 즐거우세요?

가미카와 이젠 익숙해져서…. 즐겁다기보다 마음이 편해요.


LADY 여자로 생활하면서 즐거울 때는?

가미카와 옷 구경하러 다닐 때(웃음). 화장하면서 혼자 보내는 시간도 좋아요.


LADY 의원으로서 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은?

가미카와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요. 도쿄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아요. 모르는 척 사는 게 도쿄에선 밸런스를 유지하는 방법이죠. 근데 이런 곳이야말로 재해가 일어났을 때 금세 무너지는 사회예요. 좀 번거롭고 불편하더라도 이웃에 누가 사는지 정도는 알고 조금은 간섭도 하면서 밸런스를 유지하는 관계를 만들어야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대화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LADY 당당하고 강인하게 사회와 어울리며 사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가미카와 자아 긍정감이요. 내 자신을 긍정하는 것. 어떤 사람들이 보기엔 제가 아주 이상한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전 그냥 저답게 살고 싶을 뿐이에요. 나답게 사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니잖아요.


날씬한 체형, 살짝 꼰 다리와 손동작, 가느다란 목소리, 환하게 짓는 웃음 등 그녀를 남자로 보게 하는 요소는 어디에도 없었다. 연약한 어깨로 세상 모든 상식을 깨부수겠다는 여전사 가미카와 아야 의원은 오늘도 세타가야 구를 산책하며 구민들의 고충을 듣고, 바꿀 것들을 메모하며, 머리를 싸매고 공부한다.


아이슬란드의 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는 동성 결혼을 한 세계 최초의 총리가 되었고 베를린 시장, 파리 시장도 커밍아웃한 게이다. “단지 성동일성장애인이란 이유로 시장이나 총리가 될 권리를 빼앗을 이유가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라고 그녀는 묻는다. 조금 다르면 어떤가. 세상을 바꾸는 힘은 늘 조금 다른 이들로부터 시작되어온 것이 아닌가 싶다.


<■글 / 김민정(「레이디경향」 일본 통신원) ■사진 / 최이삭(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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