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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레즈비언이고 트랜스젠더 파트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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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21:55 1,507 4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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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레즈비언이고 7년동안 만난 여자친구, 그리고 지금은 1년동안 만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정말 찾다찾다가 들어온 곳인데... 혹시 제가 있을 수 없는 곳이라면 조용히 삭제하고 탈퇴하겠습니다.

 

여자친구가 해외에 살기 때문에 저도 기나긴 장거리를 끝내고자 한국에서 하던 일을 다 마무리하고 이곳으로 넘어와 함께 3년정도 살았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갑자기 성별을 바꾸고 싶다며 저에겐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하더군요.

7년동안 알고 지낸 여자친구가 갑자기 남자가 된다는 건 한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게다가 한국에서의 커리어, 친구, 가족관계까지 다 포기하면서 넘어왔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나한테 왜이러나 정말 밉고 화까지 났습니다.

 

결국 2주정도 각방쓰며 말도 안하고 지내며 저도 마음의 정리를 좀 하려고 했습니다. 헤어지려면 지금 헤어지고 돌아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너무 억울하더라구요. 물론 7년동안 이 친구를 만난 게 당연히 여자라서 이겠지만, 오로지 성별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추억들이 모여 7년이라는 시간이 만들어졌겠지요. 

하물며 성별을 바꾼다 한들 사람이 바뀌는 것도 아니니, 이 친구를 한번 믿고 지지해주며 함께 살아보자고 이야기하고 마무리했습니다.

 

 

그렇게 제 여자친구였던 이 친구는 지금 1년째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제가 너무 간단하게만 생각했던걸까요. 아직 1년밖에 안 되었지만 정말 모든게 절 불편하게합니다.

 

첫 번째로 현재 호르몬을 위해 젤을 어깨에 하루 2번씩 도포를 하는데, 물에 젖으면 안된다며 바깥 외출, 수영장 등 제한적인 상황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 그리고 잠자리 할 때도 어깨를 만지면 안된다고 항상 옷을 입고 하는 것.

그래서 주사를 맞는 방법으로 바꿔보는 건 어떻냐고 조심스럽게 제안해봤으나, 이 친구가 거절했습니다.

(혹시 왜 주사를 거부하는건지 아시는 분 계시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아는 게 없으니 왜 주사보다 젤을 선호하는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주사는 물에 젖든 말든 상관없고, 몇 주에 한번 맞으면 되니 더 간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아직 아래쪽은 수술을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플라스틱으로 된 성기를 팬티 안쪽에 차고 다닙니다.

그걸 볼 때마다 정말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너무 리얼한 모양에 가끔은 속이 거북해지기도 합니다...

지금은 그래도 몇번 자주 봤다고 그 정도까지의 반응은 아닌데, 아직도 이 친구 팬티 안에 뭐가 있는 게 이해하려고 해도 부자연스럽고 어색합니다.

 

두 번째로 변화한 외형인데, 목소리가 정말 많이 바뀌었고.. 그건 둘째치고 수염이 너무 싫습니다.

살면서 지금까지 파트너와 키스할때 느껴본적이 없는 그 까칠함... 가끔은 정말 싫어서 하다가 밀쳐버립니다.

제가 좋아하던 파트너의 체형과 외모가 점점 더 제 취향과 멀어져 가면서 가끔은 성적인 끌림도 느끼지 못합니다.

 

 

제가 부정적으로 썼지만.. 이 친구는 여전히 좋은 사람이고 여전히 사랑합니다.

그런데 트랜지션을 시작하고 1년, 얼마전 프로포즈를 받고나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과연 제가 이 생활들, 이 경험들을 이 친구와 평생 함께하고 지지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미래가 있을 지, 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두렵습니다.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던 이 이야기들 언젠가 한번쯤은 해보고 싶다 생각해서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다시 한번 부적절한 글이라면 삭제하고 탈퇴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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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4

유성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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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23:14
응원합니다!!!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5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노루발못뽑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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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8:19
작성자분이 범성애자나 양성애자가 아니시고 확고한 동성애자이시라면, 여자의 몸과 성에 끌리는 것이니 남성의 몸과 특성을 띠게 되는 트랜스남성에게 생리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작성자분은 여자친구였던 이 친구라고 표현을 돌려 하셨지만, '트랜스남성' 이며 '남자친구' 가 된 셈인데요. (심지어 프로포즈를 했다면 더더욱이요.)
이 남자친구분을 놔드리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길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는 유성애자가 아니지만, 많은 유성애자들에게 연애와 성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죠.
이성부부간에는 배우자가 성행위를 거부하는 것이 이혼 사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건 동성부부이건, 퀴어커플이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 관계를 유지하신다면 결국 남성의 몸에 생리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작성자분도 힘들게 될 것이고, 상대 남자친구분도 이전과 달라진 태도에 상처를 받으실 것이라 사료됩니다.

하얀강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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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1 15:41
지금 느끼시는 그 불편함들을 애인분께 말씀 드려보세요. 대화를 해보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될것 같지가 않아요. 제 3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로 보이네요ㅜ.;

oldkwo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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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8 17:06
응원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먼저 각자 본인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시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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