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레즈비언이고 트랜스젠더 파트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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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레즈비언이고 7년동안 만난 여자친구, 그리고 지금은 1년동안 만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정말 찾다찾다가 들어온 곳인데... 혹시 제가 있을 수 없는 곳이라면 조용히 삭제하고 탈퇴하겠습니다.
여자친구가 해외에 살기 때문에 저도 기나긴 장거리를 끝내고자 한국에서 하던 일을 다 마무리하고 이곳으로 넘어와 함께 3년정도 살았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갑자기 성별을 바꾸고 싶다며 저에겐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하더군요.
7년동안 알고 지낸 여자친구가 갑자기 남자가 된다는 건 한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게다가 한국에서의 커리어, 친구, 가족관계까지 다 포기하면서 넘어왔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나한테 왜이러나 정말 밉고 화까지 났습니다.
결국 2주정도 각방쓰며 말도 안하고 지내며 저도 마음의 정리를 좀 하려고 했습니다. 헤어지려면 지금 헤어지고 돌아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너무 억울하더라구요. 물론 7년동안 이 친구를 만난 게 당연히 여자라서 이겠지만, 오로지 성별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추억들이 모여 7년이라는 시간이 만들어졌겠지요.
하물며 성별을 바꾼다 한들 사람이 바뀌는 것도 아니니, 이 친구를 한번 믿고 지지해주며 함께 살아보자고 이야기하고 마무리했습니다.
그렇게 제 여자친구였던 이 친구는 지금 1년째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제가 너무 간단하게만 생각했던걸까요. 아직 1년밖에 안 되었지만 정말 모든게 절 불편하게합니다.
첫 번째로 현재 호르몬을 위해 젤을 어깨에 하루 2번씩 도포를 하는데, 물에 젖으면 안된다며 바깥 외출, 수영장 등 제한적인 상황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 그리고 잠자리 할 때도 어깨를 만지면 안된다고 항상 옷을 입고 하는 것.
그래서 주사를 맞는 방법으로 바꿔보는 건 어떻냐고 조심스럽게 제안해봤으나, 이 친구가 거절했습니다.
(혹시 왜 주사를 거부하는건지 아시는 분 계시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아는 게 없으니 왜 주사보다 젤을 선호하는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주사는 물에 젖든 말든 상관없고, 몇 주에 한번 맞으면 되니 더 간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아직 아래쪽은 수술을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플라스틱으로 된 성기를 팬티 안쪽에 차고 다닙니다.
그걸 볼 때마다 정말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너무 리얼한 모양에 가끔은 속이 거북해지기도 합니다...
지금은 그래도 몇번 자주 봤다고 그 정도까지의 반응은 아닌데, 아직도 이 친구 팬티 안에 뭐가 있는 게 이해하려고 해도 부자연스럽고 어색합니다.
두 번째로 변화한 외형인데, 목소리가 정말 많이 바뀌었고.. 그건 둘째치고 수염이 너무 싫습니다.
살면서 지금까지 파트너와 키스할때 느껴본적이 없는 그 까칠함... 가끔은 정말 싫어서 하다가 밀쳐버립니다.
제가 좋아하던 파트너의 체형과 외모가 점점 더 제 취향과 멀어져 가면서 가끔은 성적인 끌림도 느끼지 못합니다.
제가 부정적으로 썼지만.. 이 친구는 여전히 좋은 사람이고 여전히 사랑합니다.
그런데 트랜지션을 시작하고 1년, 얼마전 프로포즈를 받고나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과연 제가 이 생활들, 이 경험들을 이 친구와 평생 함께하고 지지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미래가 있을 지, 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두렵습니다.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던 이 이야기들 언젠가 한번쯤은 해보고 싶다 생각해서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다시 한번 부적절한 글이라면 삭제하고 탈퇴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4
유성임님의 댓글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5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노루발못뽑이님의 댓글
작성자분은 여자친구였던 이 친구라고 표현을 돌려 하셨지만, '트랜스남성' 이며 '남자친구' 가 된 셈인데요. (심지어 프로포즈를 했다면 더더욱이요.)
이 남자친구분을 놔드리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길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는 유성애자가 아니지만, 많은 유성애자들에게 연애와 성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죠.
이성부부간에는 배우자가 성행위를 거부하는 것이 이혼 사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건 동성부부이건, 퀴어커플이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 관계를 유지하신다면 결국 남성의 몸에 생리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작성자분도 힘들게 될 것이고, 상대 남자친구분도 이전과 달라진 태도에 상처를 받으실 것이라 사료됩니다.
하얀강님의 댓글
oldkwo님의 댓글
잘은 모르지만
먼저 각자 본인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시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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