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젠바에서는 예쁜 언니가 갑이야, 그건 말 안 해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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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트젠바에 일할땐, 그냥 나도 같이 언니들처럼 살고 싶었어.
립스틱 진하게 바르고, 무대 옆에서 손님들이 주는 칭찬 받고,
‘어머~ 그 드레스 너무 잘 어울려요’ 같은 말 들으면서.
근데 어느 날 누가 그러더라.
“너는 헬퍼나 해. 메인에 못 세워.”
그 말이 그렇게 다정하게 들릴 수가 없었어.
그 바에선 예쁜 언니가 갑이야.
말 안 해도 분위기로 알아.
팁도 그쪽으로 쏠리고, 손님들도 그 언니한테만 말을 걸고,
사장도 눈빛이 다르고.
‘나도 잘할 수 있는데’라는 말은,
그냥 안 예쁘다는 걸 부정하는 말로 들려.
우리는 여기서 다른 능력으로 안 싸워. 얼굴로 싸워.
이상하게 바라는 기준도 웃겨.
한껏 꾸미고 오면 “쟤는 너무 과해”라고 하고,
힘 빼고 오면 “쟤는 너무 남자 같아”래.
그럼 뭐 어쩌라는 건데?
수술 얘기도 마찬가지야.
그 안에서도 급 나뉘는 거 알지?
가슴만 한 애, 얼굴만 한 애, 카트까지 한 언니들.
그 중간 어딘가에 걸려 있으면,
“쟤는 어정쩡해” 한마디로 분류 끝.
내가 제일 웃겼던 건,
하루 종일 같이 일했는데도,
대기실 안에서 언니들끼리만 화장품 얘기할때야.
“이거 써볼래?” 대신
“쟤는 자기 거 있을걸~?”
그 말투, 진짜 사람 따돌리는 데 기가 막히더라.
근데 무서운 건, 나도 어느 순간
‘그 언니처럼 되고 싶다’에서
‘저 자리 뺏고 싶다’로 바뀌고 있었다는 거야.
그게 이 구조야.
예쁜 여자 한 명 세우려면,
그 밑에 들러리 셋은 있어야 되는 구조.
여긴 여자라서 오는 데가 아니야.
여자 ‘같이’ 보여야 오는 데야.
그리고 여자 ‘같이’ 보이려면, 돈도 필요하고, 얼굴도 필요하고, 말투도 필요하고.
그걸 갖춘 언니들이, 결국엔 룰을 만들지.
그 룰 안에서 내가 나를 미워하기 시작하면,
그게 진짜 끝이야.
이게 트젠바의 민낯이야.
우리끼리 서로를 소비하고, 평가하고,
누가 여자 ‘같이’ 사는지를 놓고 끝없는 경쟁을 하지.
나?
이 판을 떠나고 싶진 않아.
근데 가끔은, 진짜 여자가 되는 게 아니라
‘인정받을 만큼 예쁘기’만 계속 훈련받는 느낌이야.
그게 지쳐. 진짜로.

댓글목록4
익명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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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고쳐도 절대 못따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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