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적 신고, 그 누적된 상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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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의 트랜스젠더바 업계는 익숙한 풍경을 또 마주하고 있다.
한때 업장에서 같이 지내던 이가, 어느 날 갑자기 ‘신고자’가 되어 돌아오는 일.
이제는 무덤덤해질 만도 한데, 이번만큼은 그렇지 않다.
도 넘은 신고 생중계, 감정 섞인 주작의 나열, 그리고 자신이 그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 함께했는지를 애써 지우는 태도까지.
‘피해자 코스프레’의 수준이 유독 강렬했던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처분의 문제가 아니라 트랜스젠더 전반의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묻고 싶다.
그 업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걸 알면서도 침묵하며 이득을 함께 취했던 건, 왜 얘기하지 않나?
일하다가 싸우면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같이 망하자’고 칼을 휘두르는 건, 생계와 생존이 걸린 이 공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버린 짓이다.
그리고 그 칼은, 단 한 사람만 겨누는 게 아니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 다른 업장들, 심지어는 아예 무관한 이태원 전체의 이미지와 생존에까지 상처를 남긴다.
업주나 업장은 모든 걸 떠안는다.
단속은 곧 벌금으로, 기록으로, 폐업 위기로 이어지고
그 와중에 그 ‘신고자’는 온라인에 피해자를 자처하며 “내가 용기 있게 고발했다”는 식의 여론몰이를 시도한다.
그 행동이 누구를 살리고, 무엇을 바꿨다는 건가?
신고는 권리일 수 있지만, 그 권리가 배은망덕과 자기합리화로 채워질 때, 그것은 폭력이 된다.
더 큰 문제는 행정이 이를 구분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속은 곧 실적이고, 민원은 곧 업무니까.
하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감정적인 악의적 신고인지, 실질적 위법제보인지 분별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경찰도, 구청도 ‘전방위적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
신고자의 방송, 커뮤니티에서의 활동, 관계 내역, 과거 협박 정황 등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그게 없으면, 언제든 누구든 손에 든 칼을 마구 휘두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건 한 사람의 싸움이 아니다.
이태원이라는 거리, 트랜스젠더 종사자 전체가 감내해야 하는 리스크다.
이제는 그 칼을 맞는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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